“대학생 N잡러의 등장...당신도 다크호스일지 모른다”

입력 2024-03-02 14:44   수정 2024-03-02 14:45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황지윤 대학생기자] ‘다크호스(dark horse)’, 경마에서 실력이 확인되지 않은 말 또는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말에서 유래된 용어다. 현재는 의미가 변형돼 표준적 개념에 따른 승자와는 거리가 있어 주목을 받지 못했던 뜻밖의 승자를 지칭한다.

여기, 일찍이 표준화된 시스템에서 탈피해 개개인의 우수성을 활용한 사업을 구상하고 구체적 실행으로 옮긴 이들이 있다. 대학 진학 후 취업 준비를 거쳐 직장인이 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며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크호스, 대학생 ‘N잡러’를 만났다.

사업에 실패해도 어린 나이가 장점



경기대학교 호텔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몽화작가(24·여)는 2년 차 사진작가다. 그녀는 일찍이 전공과 적성이 맞지 않음을 깨닫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으나 좌절되자, 자신의 재능인 ‘사진 찍기’를 활용한 진로를 선택했다. 평소 직업 선택 조건 중 안정성을 최우선시해 사업을 할 생각이 없었다던 몽화작가의 가치관을 바꾼 것은 책 『다크호스』였다. 그녀는 사소한 것도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사업을 시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채시아(24·여) 씨는 3년 차 카페 사장이자 유튜브 채널 ‘모몽이’를 운영하는 유튜버다. 채 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칩거 생활이 길어지자, 무의미한 시간 보내기의 반복에서 벗어나기 위해 카페 창업에 도전했다. 두 사람 모두 “어린 나이에 사업에 도전하면 실패해도 어린 나이가 장점”이라며 특히 몽화작가는 “일단 인스타 계정부터 만들어라”고 목표를 설정했으면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옮길 것을 강조했다.

차별화 전략을 세워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채 씨는 초기 창업 비용 4천만 원으로 카페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연 매출 1억 5천만 원 이상을 달성했다. 그녀는 다른 카페와 구별되는, 본인 카페가 가지는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택가에 위치한 상권 특성을 고려해, 단골 유치에 힘을 썼다”며 “고객이 주로 찾는 메뉴를 기억하고 음료를 준비하는 동안 스몰 토크를 시도해 고객과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채 씨의 단골은 “카페가 입점한 이래로 동네에 활기를 주는 작은 쉼터가 생겼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몽화작가는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30만 원짜리 중고 카메라 구매를 시작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현재 월매출 5백만 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그녀는 영업 비결을 묻는 질문에 “타 사진작가와 구별되는 몽화작가만의 몽글몽글한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차갑지만 따뜻한 양극단의 색감을 모두 담기 위해 빛과 그림자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대학생-일반인 스냅,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이해를 돕기 위해 노션(Notion)으로 안내 사항을 정리했다”며 경제적 활동에 제약이 있는 학생들의 형편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한 점이 고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예외 없이 적용되는 등가교환의 법칙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등장과 SNS의 일상화로 표준화를 넘어 ‘개인화’를 중시하는 사회적 변화가 일어났다. 우리 사회는 대기업이 주축을 이루는 산업 중심에서 지식서비스 경제로 전환됨으로써 프리랜서, 자영업자가 주도하는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새로운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시대적 표준화에 길들여진 사회에서, 안정성을 버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선택을 하는 것은 타인에게 바람직하지 않거나 불안정한 모습으로 비치기 쉽다. 몽화작가는 “직업에 대한 타인의 부정적인 시선이 힘들었다”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상태임에도 지인으로부터 취업은 대체 언제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엄청난 사업 수완을 거두며 또래에 비해 호화롭게 살 것 같은 ‘N잡러’에게도 말 못 할 설움이 있다. 채 씨는 수업 후 카페 출근과 동시에 Youtube 촬영을 하고 여유 시간에는 영상 편집을 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기 위해 친구들과의 여가 시간을 포기했다. 그녀는 대학 생활 동안 동기와 식사했던 적이 채 2번도 안 된다. 또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는 손님이 종종 있었다며 매장 운영에 있어 고충을 토로했다.

변화하는 흐름을 받아들일 때
‘N잡러’는 시대의 흐름이고 인식의 변화다. 잡코리아 변지성 팀장은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체감 정년이 낮아지면서 부업의 개념을 넘어 또 다른 직업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성을 중요시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자아실현과 전문성 강화를 직업관으로 추구하고 있다. 2023년 생활공간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가 회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일을 통해 꿈과 자아를 실현하고 싶다(49.6%)’고 응답했다.

개인적 충족감과 주체적 결정에 따른 성취감을 직업관으로 삼는 채 씨와 몽화작가는 모두 자신의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N잡러’의 삶에 대한 높은 만족감과 행복감을 드러냈다. 그들은 “사업을 시작할 마음을 먹었다면, 크게 걱정하지 말고 하루빨리 도전하라”며 대학교에 다니면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예비 ‘N잡러’를 응원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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